뭐가 문제인가?

인권은 있다


분명히 강씨는 흉악범입니다. 그는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그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범죄자의 인권과 관련된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거나 범죄자의 인권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말들이 나옵니다.



그럼 상황을 바꿔봅시다.



누군가가 당신의 발을 밟았습니다.

발을 밟은 사람이 잘못했으니 때립니다.



누군가가 당신의 물건을 훔쳤습니다.

물건을 훔친 사람이 잘못했으니 때립니다.



누군가 못생긴 얼굴을 당신에게 보여줘 당신을 놀라게 했습니다.

놀라게 한 사람이 잘못이니 때립니다.



위의 세가지 예시들은 강씨의 인권 침해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논리를 사용한 것 입니다. 물론 죄의 경중은 있습니다.

다만 위의 세가지 예시와 강씨의 인권 침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강씨의 경우는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명백한 잘못이며, 그가 무거운 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강씨의 실명을 공개한 언론의 죄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위의 세가지 예시들은 어떤가요? 이게 정말 맞을 만큼 잘못한 일인지 긴가민가 합니다. 더군다나 마지막의 예시는 완전히 억지입니다.

이와 같이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잘못의 경중이 달라지는 사안들을 같은 논리로 접근하게 되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즉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죄질에 따라 적당한 제재를 가하기 위한 규칙이 필요합니다. 이게 법이죠.

거꾸로 말하면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법적인 것 외의 다른 형식의 제재를 거부하고, 그러한 것으로 부터 보호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지우개를 훔쳤다고 한다면 법적으로 그에 합당한 처벌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처벌만 받으면 됩니다. 또한 문방구 주인이 휘두루는 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강씨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 정당하다면, 문방구 주인이 휘두른 칼도 정당한 것이죠.

by J H Lee | 2009/02/01 21:09 | si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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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찬찬 at 2009/02/01 21:38
본문과 상관없는 질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가 있지만 현재는 사형수들을 사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이 정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데, 이런건 어떻게 해야할까요?
Commented by J H Lee at 2009/02/01 22:00
사형제에 대해 논할 생각은 없습니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제가 법학자도 아니고..
Commented by 행인 at 2009/02/01 22:38
찬찬님은 사형수를 당장 사형집행하지 않는 것이 법 위반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사형판결과 사형집행은 다릅니다만..
사형판결했다고 당장 집행하라는 법 규정은 없습니다.
언제, 누가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권리 또한 따로 명시되어 있습니다만.
그러므로 현재 사형수가 사형당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Commented by 가날못이 at 2009/02/03 01:08
사실 법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한가지 본질적으로 당연한 점을 짚어보고 싶습니다. 범죄자 인권 보호가 정말로 이 글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당연하다면, 이런 주제를 가진 논란 자체가 일어날까요?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한다, 라는 점은 법과 인권이 가진 분명한 아이러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로 이런 논란이 일어나고 있지요. 뭐 아무튼 이런 논의는 끝이 없고 다만 저는 법과 권리 이런 시각들을 떠나서, 본질적으로 느껴지는 아이러니에 대해 다 같이 한번 쯤 느껴보고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라는 책을 하나 권해드리고 싶군요. 이미 읽으셨다면... (버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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