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품종간 차이에 대한 가설 si

서론을 뭔가 장황하게 쓸 까 했는데 서론은 빼고..


개와 토끼의 주인을 까는 분들은 개토주의 설명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면 실드를 치는 쪽은 그게 틀렸거나 틀리지 않았거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까는 분들의 주장을 보다가 뭔가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어서 글을 써 봅니다.



고양이의 품종교배는 외향을 중심으로 교배되었고, 성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고양이의 품종교배의 역사는 짧다.
따라서 잡종 고양이와 품종 고양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주장을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대해 의문이 생기더군요. 이 논리가 성립하려면 품종교배 이전의 원종(原種)이 같아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구슬을 물고 개 등을 타고 다니던 고양이와 이집트에서 죽으면 미라가 되던 고양이가 같은 고양이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더군요. 한반도에 고양이가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죠. 1년에 새로운 세대의 고양이가 태어난다고 하면 천년이면 약 천 세대에 가까운 고양이가 태어나고 죽었습니다. 이 정도의 역사라면 아종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반도 고양이의 독특한 특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 먼 지역에서는 독자적인 고양이 품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서로 다른 지역에서 제각각 적응한 고양이가 과연 같은 고양이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현대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분명 브리더는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브리딩을 합니다. 하지만 야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는 조건이 다르죠. 만약 인구밀도가 낮고 숲이나 산과 인접해 있어 고양이가 잡아먹을 작은 동물이 많은 지역이라면 수렵본능이 뛰어난 개체가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고 대체로 고양이에게 호의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라면 애교가 많은 쪽이 살아남기 쉽습니다. 반대로 고양이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지역에서는 경계심이 강한 쪽이 더 살아남는데 유리할 겁니다.


적어도 저는 길 고양이와 품종 고양이가 다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조사를 해 봐야 아는 겁니다만, 덮어놓고 '성격에 차이가 없다.' 라는 주장 역시 조사해 봐야 아는거지 사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덧글

  • 청풍 2012/08/16 18:38 #

    잠깐만여...저건 스핑크스잖....이왕이면 이집트 유물 중에서도 괭이 조각해 놓은거 많던데 왜 스핑크스인가욬ㅋㅋ
  • Powers 2012/08/16 18:46 #

    특대형 고양이 모에화(像) 같은 것이지요.(뭐?)
  • 청풍 2012/08/16 18:52 #

    아니 뭐...사자도 일단 고양이과긴 한데...ㅇㅂㅇ;;
  • 코토네 2012/08/16 20:08 #

    이집트의 고양이 미라가 실제로 있더군요.
    http://pygmalion.egloos.com/3478391
  • 무명 2012/08/16 20:13 # 삭제

    근데 성격을 아예 유전요소로 통제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게 아프리카 서벌캣과 도메스틱 캣의 교잡종인 사바나 캣이 그 원종인 서벌캣의 야생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교잡 1세대에서 사람에게 친화적이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보일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유전요소가 중요하긴 하죠. 첫 세대의 50%는 서벌캣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서 사바나 캣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하니까요. 반반무마니의 유전(…). 사바나 캣의 경우 1986년 첫 교잡 1세대 고양이가 탄생된 걸로 기록되어 있으니 (물론 교잡 1세대의 특징을 가진 고양이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도 서벌캣과 교배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가히 현대식 신품종을 위한 브리딩의 대표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같은 유전자 풀이라는 전제 하에 품종묘와 교잡종, 그리고 일반 고양이들의 성격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는 제가 연구한 것도 아니니 확언할 수 없겠습니다만, 아마 '더 친밀한' '더 외향적인' '더 내성적인' 이런 특징을 타고날 수는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 분포가 각 품종 내에서 얼마나 특징을 보일 수 있는지는 청풍님이 제시했던 그래프처럼 될 수 있을지, 어떨지 의문이죠.
    야생적이다, 까칠하다고 하는 벵갈의 경우도 살쾡이와의 교잡종인 관계로 그런 특징이 두드러진다는 게 일명 떠도는 썰인데 물론 그것도 세대를 거듭해서 내려오면 일반 고양이로 수렴되겠지 싶습니다.
  • 청풍 2012/08/16 21:05 #

    사실 제가 제시한 표준정규분포 그래프는 동물학과는 전혀 상관 없는, 그냥 예시그래프라...
    그건 그렇고 사실 항 우울제같은거나 두뇌수술을 통해 감정의 기복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것 자체가 성격이 물질적인 대사과정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고 그렇다면 유전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되죠.. 어차피 다인자유전에 다중발현이라 복잡하겠지만...
  • tertius 2012/08/16 21:47 #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

    어, 그런데, J H Lee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의 '야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와 '품종묘' 사이에 생물학적으로 큰 간극이 생겨나려면, 먼저 이런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먼저 현재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은 모두 삼국시대와 현대 사이의 어느 시점에서 야외에 놓여진 상태로 많은 세대를 거친 고양이의 후손일 것.
    그리고 외부의 유전자 유입으로부터 충분히 단절되어 있었을 것.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시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길고양이(혹은 도메스틱 캣)는 그런 집단은 아니지요. ^^;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저런 조건을 충족하는 좋은 예로는 북아메리카 로키 산맥의 야생마 집단을 들 수 있습니다.

    원래 현재의 말들의 조상격인 야생마들은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에 고루 분포했는데, 빙하기가 끝나면서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가 바다로 가로막혀, 크게 두 무리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라시아 대륙의 무리는 살아남아 가축화 된 말의 조상이 되었지만(몽골에는 가축화 된 적이 한 번도 없이 지금까지 살아내려온 야생마 무리도 있다고 하더군요.) 북아메리카의 야생마 무리는 과거 어느 시점에 완전히 멸종되었습니다.
    지금의 북아메리카 야생마 무리는, 16세기 남아메리카를 침략한 '스페인 정복자'들이 데려온 말들 가운데 탈주한 몇몇이 우연히 북아메리카로 흘러들어 번식하여 무리를 이룬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수 세기 후 미국인들이 서부에 정착할 때까지, '외부 유전자의 유입으로부터 거의 완전히 단절된' '야생' 상태에서 많은 세대를 거치게 되었죠.
    그 결과 당연하게도 북아메리카 야생마 집단은 그들만의 특이한 습성들을 여럿 갖게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그들은 아직까지는 멸종된 북아메리카 '토종' 야생마보단 스페인산 군마와 훨씬 더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
  • J H Lee 2012/08/16 22:01 #

    약 천년간은 충분히 단절되어 있다고 봅니다. 물론 당시에도 국가간 교류라는게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지금만큼의 빈번한 교류는 없었겠죠. 적어도 본문에 언급한 이집트 고양이하고는 유의미할 만큼 달랐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야생종으로서의 진화를 말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단절된 종으로서의 변화를 말한 것이죠. 굳이 야생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과 부대껴 살더라도 소진화는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 청풍 2012/08/16 22:06 #

    한국 들이나 도시의 고양이들은 대부분 다양한 잡종인데, 유전이란게 유전자를 절반씩 가져가는거다보니 몇세대 안지나서 품종묘의 특성은 많이 흐려집니다. 무론 부분적으로는 나타날 수 있지만요. 그래서 한국 잡종과 혈통을 제련한 품종묘와는 많이 다르죠
  • tertius 2012/08/16 22:39 #

    J H Lee님//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양이는 중국을 통해 들어왔을 거라고 추정되는데,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중국과는 끊임없이 교류해왔습니다. 지리적으로도 한반도는 대륙과 연결되어 있고요.
    그리고 '품종묘와 야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는 (환경적) 조건이 다르다.'라고 하셨기에.. 환경적 영향에 의해 우리나라의 길고양이의 집단이 말씀처럼 유전자적으로 특이한 '길고양이(야외에서 살아가는데 다른 고양이 품종보다 더 적합한)' 집단이 되려면 저런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할듯하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부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 tertius 2012/08/16 22:41 #

    청풍님//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길고양이'가 다른 지역의 고양이들과 유전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는 단절된 집단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
  • J H Lee 2012/08/16 22:54 #

    완전한 단절은 아니더라도 중국인 한국인 유럽인에 차이가 나는 것 처럼 차이가 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인종도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았지만 지역에 따른 경향성은 있죠.
  • 청풍 2012/08/16 23:20 #

    아무래도 순종이란건 형질을 극대화 해놓은거라서요.. 몇세대만 잡종이랑 섞여도 금방 무너지거든요.그래서 물론 말씀하신대로 체격이 몇배씩 차이나는 등의 큰 변화는 없지만 여러 부분, 털색이나 길이, 눈색 등에서 자잘하게 변화가 생기게 될겁니다
  • tertius 2012/08/17 01:45 #

    J H Lee님// 사람에게는 고양이보다 훨씬 오랜 기간이 주어졌으니까요. 고양이에게는 고작해야 수천 년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청풍님// 그런 자잘한 변화가 '도메스틱 캣'이 원래부터(그러니까 세계 각 지역으로 퍼지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다양성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을까요?
  • Reverend von AME 2012/08/16 23:13 #

    고양이의 품종교배는 외향을 중심으로 교배되었고, 성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잡종 고양이와 품종 고양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두 논리는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외형을 중심으로 교배된 건 맞고, 성격을 고려해서 교배한 것도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몇몇 품종엔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성격이 존재하거든요. 물론, 그게 그 품종'만' 가지는 성격은 아니고요. 그 때문에 "품종으로 성격을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잡종과 품종 고양이들은 기본적으로 같은 캐릭터/본능 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격의 차이는 더더욱 후천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알고 있고요. 모질 같은 경우, 물론 품종들 '중' (특히 장모종) 모질이 단모종보다 좋은 경우가 있으나, 그것도 관리를 해 주지 않으면 단모종보다 못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유전적인 차이점은 존재하지만, 사실 같은 gene 을 가진 같은 종 혹은 코트를 가지고 태어난 고양이들도 각각 차이가 심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선천적 요인/품종이냐 아니냐 만으로 성격이나 모질을 판단하는 건 섣부른 것이죠.

    덧붙이자면, 고양이 성격 구분이 그렇게 쉬웠으면 아무도 domestic cat 입양은 안 할듯 --; Shelter 에서도 입양공고 낼 때 훨씬 쉽겠죠. 그냥 카테고리화 하면 되니까. Vet 에서도 일 처리가 훨씬 쉬울 거고요.
  • RuBisCO 2012/08/16 23:30 #

    가능성이 약간은 있긴 합니다. 유전자의 단 한두개의 염기의 돌연변이로도 천지가 역변하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고,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이란게 있는 만큼 단 한두개의 유전자의 사소한 차이로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같은 유전자임에도 메틸레이션 같은 요소가 작용하면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내기도 하고. 다만 이런게 꼭 그런 케이스에 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섣불리 이것이 그르다, 이것이 옳다고 해선 곤란하다고 봅니다.
  • J H Lee 2012/08/16 23:34 #

    생각 외로 돌연변이라는게 자주 일어납니다. 용어 자체는 까먹었는데 교환이었는지 교차였는지 여튼간에 상동염색체끼리 염색체의 일부를 교환합니다.

    미비하기는 하지만 2세는 언제나 약간의 돌연변이입니다. 물론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 무명 2012/08/17 00:06 # 삭제

    http://wingsfield.egloos.com/3353932
    뭐 이런 레퍼런스가 나온 이상 성격차이는 없다고 볼 수 밖에 없겠네요. 반박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있지 않은 이상…. 그런데 해당 레퍼런스에서 '각 품종은 색깔이나 털에 관한 유전자의 차이' '피부 표면의 차이'가 난다고 했으니 저 쪽에서 알아서 모질에 관한 증명도 해준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코숏은 해당 유전자에 대한 통제가 없었으니 여러가지 성향의 개체가 나타날 수 있는 거고, 품종은 특성을 고정시키려 했으니 환경적인 요인을 배제했을 경우 (실내 고양이화 했을 경우) 좋은 모질의 개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 걸 고정시킨 게 품종이다. 저는 처음부터 이런 걸 주장했었는데 그런 내용까지 레퍼런스를 제공받은 거 같네요.
  • 무명 2012/08/17 00:09 # 삭제

    사실 좋은 모질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사기 쉽군요. 각 품종의 특성을 나타내는 모질이라고 해야 겠습니다. 사실 품종묘라고 다 털이 부드럽고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각 품종의 조건에 맞는 털을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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